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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숙의 신화 이야기] 말로 망한 시시포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11-24 10:56:35 조회수 53

 

살다 보면 본인이 감당하기 곤란한 일을 겪을 때가 있다. 위기의 순간 꾀가 많은 친구는 머리를 써서 상황을 모면하지만, 고지식한 친구는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꾀로 그때그때 위기를 모면할 수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꾀가 많아 지옥에서 살아남았지만 결국 교활한 지혜로 인해 지독한 형벌을 받게 된 사람이 시시포스다. 

시시포스는 테살리아의 왕 아이올로스의 아들로 코린토스를 건설했다. 시시포스는 영어로는 시지푸스’, 프랑스어는 시지프라고 하며 교활하고 음흉한 인간으로 꾀가 많고 말솜씨가 뛰어났다. 시시포스는 어느 날 제우스가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 아이기나를 납치하는 것을 목격한다. 제우스는 시시포스에게 이를 발설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아소포스는 딸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고 그 여파로 그리스 전역은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 

시시포스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자 귀한 샘물을 얻기 위해 아소포스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해 준다. 시시포스 때문에 아소포스가 쳐들어온 것을 알게 된 제우스는 분노해 죽음의 신 타나로스를 시켜 지하세계로 끌고 가게 한다. 하지만 시시포스는 끌려가는 도중 타나로스를 술에 취하게 만든 다음 쇠사슬로 그를 묶어 버려 활동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자 죽는 사람들이 없어 지하세계의 질서가 무너지게 된다. 

제우스는 전쟁의 신 아레스를 시켜 그를 지하세계로 끌고 갔다. 시시포스는 지하세계로 잡혀가면서 아내 메로페에게 다시 살아올 방법이 있으니 장례를 치르지 말라고 한다.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는 이를 수상히 여겨 시시포스에게 이유를 묻는다. 시시포스는 들짐승 먹이가 된 자신을 함부로 하는 아내의 만행을 고발하면서 며칠 간의 시간을 주면 아내를 혼내주고 돌아오겠다고 한다. 시시포스의 현란한 말솜씨에 속은 하데스는 그를 지상으로 귀환시킨다. 하지만 시시포스는 하네스를 조롱하며 숨어버린다. 

분노한 하네스는 타나로스를 보내 시시포스를 체포한 후 지하세계의 커다란 바윗덩어리를 산 정상에 올려다 놓으라는 형벌을 내린다. 그런데 시시포스가 바윗덩어리를 어깨에 메고 힘들게 올려놓으면 바위는 다시 산기슭에 향해 굴러떨어졌다. 결국 시시포스는 영원히 똑같은 일을 반복해야만 했다. 꾀는 사람을 현혹하지만, 그것이 오래가지는 않는다. 반성 없는 행동은 진실 앞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어서다. 인생은 장거리 달리기다.

   

박희숙 

그녀에게 그림은 사랑이다. 피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 작가는 삶의 고독과 아픔, 욕망 등을 수십 년간 화폭에 담았고 전시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 왔다. 신문과 잡지에 미술 칼럼을 기고하고,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명화 속의 삶과 욕망’·‘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등을 출간하며 회화에 투영된 인간의 모습을 차분히 조명해 나가고 있다. 개인전 10회와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다. 동덕여대 미술대학, 성신여대 조형산업대학원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