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Views

[박희숙의 신화 이야기] 아르고스의 눈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4-09-18 13:10:34 조회수 123

 

인기 유튜버가 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것을 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 조회 수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인기 유튜버가 되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 보면 자신도 기억 못 하는 말이나 행동들이 동영상으로 남아 후에 많은 사람에게 비난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SNS와 유튜브를 즐기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세상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야만 한다. 유명하든 아니든.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세상을 감시하는 거인이 아르고스다. ‘파놉테스-모든 것을 보는 자라는 뜻을 가진 아르고스는 눈이 백 개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아르고스는 헤라의 심복으로 제우스의 변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제우스는 검은 구름으로 변해 이나코스의 딸 이오와 사랑을 하지만 헤라가 제우스의 행동을 눈치채고 현장에 나타난다. 이에 제우스는 이오를 황급하게 암소로 변신시키자 헤라는 암소를 달라고 한다. 

제우스는 헤라의 의심을 피하고자 이오가 변신한 암소를 주었고 헤라는 눈이 백 개 달린 거인 아르고스를 시켜 암소를 감시하게 한다. 아르고스는 잘 때 두 개의 눈만 감기 때문에 이오를 종일 감시할 수 있었다. 그러자 제우스는 이오의 불행을 보다못해 헤르메스에게 아르고스를 죽이라고 지시한다. 이에 헤르메스는 양치기의 모습으로 변한 후 아르고스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와 나른한 피리 소리를 내서 백 개의 눈을 모두 잠들게 한 뒤 단칼에 목을 베어 버렸다. 아르고스를 죽인 후 헤르메스는 이오를 풀어주었다. 

헤라 여신은 자신에게 봉사한 심복 아르고스의 죽음을 불쌍히 여겨 자신의 전차를 끄는 공작의 꼬리 깃털에 죽은 아르고스의 눈을 달아 장식했다. 그 이후 공작새의 꼬리 깃털에 난 둥근 무늬는 백 개의 눈을 지닌 괴물 아르고스의 눈알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SNS에 개인적인 사진을 올리는 것은 자기 과시를 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나는 꽃길만 걸을 거야 하는 속마음을 친구나 지인을 넘어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보이지 않는 시선은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칭찬보다는 남의 허물에 열광하는 인간의 욕망 때문이다. 남들은 나의 실수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박희숙

그녀에게 그림은 사랑이다. 피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 작가는 삶의 고독과 아픔, 욕망 등을 수십 년간 화폭에 담았고 전시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 왔다. 신문과 잡지에 미술 칼럼을 기고하고,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명화 속의 삶과 욕망’·‘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등을 출간하며 회화에 투영된 인간의 모습을 차분히 조명해 나가고 있다. 개인전 10회와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다. 동덕여대 미술대학, 성신여대 조형산업대학원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