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나 자식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 때, 외모가 평범하지 않을 때, 신은 불공평하다고 한다. 내가 고통스럽게 사는 이유는 애초에 신의 탁월한 선택을 받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은 공평하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날이면 날마다 행복한 사람은 없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약점들을 갖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기를 꺼려 숨긴다.
그리스 신화에서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생명을 잃은 영웅이 아킬레우스다. 아킬레우스는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제우스의 자손 펠레우스와 결혼해 영웅 아킬레우스를 낳았다. 테티스가 인간 펠레우스와 결혼하게 된 것은 프로메테우스의 예언 때문이다. 제우스는 테티스에게 반해 그녀를 유혹하고자 했으나 그녀가 낳은 아들이 아버지보다 더 위대해질 것이라는 프로메테우스의 예언을 듣고 두려움에 자기 아들과 결혼을 시킨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에게 인간의 숙명을 없애고자 낮에는 불사의 향유인 암브로시아를 발라주고 밤에는 불 속에 집어넣는다. 이에 펠레우스는 테티스가 막내아들 아킬레우스를 다시 불 속으로 넣는 것을 보고 억지로 빼앗는다. 그러자 테티스는 아킬레우스를 절대로 상처 입지 않는 몸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스틱스강물에 담갔는데 이때 발목을 붙잡고 담그는 바람에 물이 닿지 않는 발목 부위가 아킬레우스의 유일한 약점이 되었다. 결국 트로이 전쟁 때 그 자리에 파리스의 화살을 맞아 아킬레우스는 어머니 테티스의 모든 노력을 허사로 만들며 생을 마감한다. 그것이 발목의 근육 아킬레스건이다.
나만 약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다. 사회적 명망이 있는 사람과 비교하면서 약점이 많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신이 인간에게 욕을 먹기 싫어서 누구에게나 부족한 것 하나를 남겨주신 것이다. 신의 배려는 인간이 매사에 교만하게 살지 말라는 뜻이리라. 약점은 매사에 조심해서 인생을 의미 있게 살라는 의미가 될 수 있으며 약점을 보완하면 인생이 바뀌면서 꽃이 필 수 있다.
☞박희숙
그녀에게 그림은 사랑이다. 피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 작가는 삶의 고독과 아픔, 욕망 등을 수십 년간 화폭에 담았고 전시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 왔다. 신문과 잡지에 미술 칼럼을 기고하고,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명화 속의 삶과 욕망’·‘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등을 출간하며 회화에 투영된 인간의 모습을 차분히 조명해 나가고 있다. 개인전 10회와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다. 동덕여대 미술대학, 성신여대 조형산업대학원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