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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숙의 신화 이야기] 프로메테우스의 선물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5-09-01 10:25:30 조회수 148

 

여름철에 힘든 것 중 하나가 가스레인지 앞에서 요리하는 것이다. 그냥 서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데 불 앞에서 요리한다는 것은 수행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불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다. 거창하게 인류 수명을 논하지 않아도 불은 우리 생활에 가장 필요한 존재다. 

그리스 신화에서 불을 인류에게 처음 선물한 사람은 프로메테우스다. 프로메테우스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 그는 티탄 거인족으로 태양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신 가이아의 다섯째 아들 이아페토스의 아들이다. 

티탄족과 올림포스 신족의 전쟁이 벌어져 신들이 승리한다. 프로메테우스 형제들 운명은 엇갈리게 된다. 우직하게 티탄족 편에서 싸웠던 맏형 아틀라스는 제우스에게 벌을 받아 어깨에 하늘을 떠받치는 운명을, 둘째 메노이티노스는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지하 암흑세계에 내던져진다. 

영리한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승리로 돌아갈 것을 예감해 중립을 지키고 있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와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선물을 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신을 공경할 인간을, 에피메테우스에게는 짐승들을 창조하게 한다. 

진흙으로 동물들을 만든 에피메테우스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선물한다. 새에게는 날개, 사자에게는 이빨과 발톱, 거북이에게는 딱딱한 등판, 타조에게는 빨리 달릴 수 있는 발 등등. 이것저것 동물들에게 선물을 주다 보니 막상 인간에게 줄 것이 없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이 창조한 인간들이 아무것도 없이 고생하는 것이 마음 아팠다. 그래서 제우스 신이 감추어 둔, 인간에게 금지된 불을 훔쳐 주기로 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 몰래 속이 빈 회향나무에 불을 붙여 숨긴 다음 인간에게 건네주었다. 이로 인해 제우스의 분노를 산 프로메테우스는 쇠사슬로 바위에 묶인 채 날마다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고 밤이면 간이 다시 회복되는 영원한 고통을 겪게 된다. 

프로메테우스가 간을 쪼이는 고통을 받으면서 인류에게 선물한 불은 애인 보듯이 해야 한다. 애인을 함부로 대하면 떠나가듯 불도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

   

박희숙  

그녀에게 그림은 사랑이다. 피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 작가는 삶의 고독과 아픔, 욕망 등을 수십 년간 화폭에 담았고 전시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 왔다. 신문과 잡지에 미술 칼럼을 기고하고,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명화 속의 삶과 욕망’·‘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등을 출간하며 회화에 투영된 인간의 모습을 차분히 조명해 나가고 있다. 개인전 10회와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다. 동덕여대 미술대학, 성신여대 조형산업대학원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