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ct Us

열린 소락원

*이 코너는 여러분의 참여로 운영됩니다. 시, 소설, 수필, 칼럼은 물론 동정, 알림 등을 ‘온라인 상담’에 올려주시면 관리자 검토 후 게재합니다.

[기고: 박희숙] 명화 속 신화 이야기-절대권력, 아내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3-12-07 15:54:50 조회수 156
‘제우스와 헤라’, 1598년, 캔버스에 유채. /보르게세 미술관 소장

 

올림포스 신들의 왕, 천하무적 제우스도 아내 헤라를 가장 두려워했다. 제우스가 피할 수 없는 존재인 헤라는 로마 신화에서는 주노라고 불리며 올림포스 12신 중 한 명으로 결혼생활의 수호신이다. 티탄 신족의 두 번째 지도자였던 크로노스가 아내 레아와의 사이에서 세 명의 여신과 세 명의 남신을 얻었다. 헤라는 세 명의 여신 중에 세 번째로 제우스와 결혼을 한다.  

제우스와의 결혼으로 헤라는 올림포스 최고의 여신이자 여성 수호신으로 결혼과 출산을 주관한다. 헤라는 자신이 올림포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라고 뽐내고 다닐 정도로 뛰어난 미모와 풍만한 육체를 소유한 여신이다. 그렇다고 거울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헤라는 제우스의 아내였지만 남편에게 봉사하고 헌신하는 아내가 아니라, 남편과 똑같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남편이 잘못했을 했을 때는 가차 없이 응징한다.  

제우스와 헤라와의 관계를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 안니발레 카라치의 <제우스와 헤라>. 헤라가 제우스를 내려다보고 있는 자세는 제우스가 잘못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제우스의 잘못은 항상 그의 바람기에 있다. 제우스의 비굴한 얼굴은 자신의 바람기를 용서해달라는 의미다.  

제우스의 얼굴을 어둡게 표현한 것은 헤라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전통적으로 악은 어둡게 표현한다. 헤라의 얼굴이 하얀색인 것은 선한 사람을 상징한다. 그들 뒤에 있는 큐피드는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임을 나타내지만, 시선을 두 사람에게 두지 않으므로 제우스의 바람기를 알고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박희숙  

그녀에게 그림은 사랑이다. 피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 작가는 삶의 고독과 아픔, 욕망 등을 수십 년간 화폭에 담았고 전시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 왔다. 신문과 잡지에 미술 칼럼을 기고하고,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명화 속의 삶과 욕망’·‘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등을 출간하며 회화에 투영된 인간의 모습을 차분히 조명해 나가고 있다. 개인전 10회와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다. 동덕여대 미술대학, 성신여대 조형산업대학원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