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아무리 고와도
그 꽃 닮은 사람만 할까
홀로 마흔 줄을 넘어온
저 희디흰 것의 고단함과, 슬픔과, 사랑과
뜬눈으로 살아온 그 모든 것들을 데리고
낮이고 밤이고 찾아오는 키 큰 여름을
쿵, 심장 안으로 들였을 때
한번은 피어봐야지 않겠느냐고
먹다 흘린 낱잎으로라도 피어보자고
이팝 같은 이팝꽃잎을 흩날릴 때
남은 생을 함께 할 세월이 오는 소리였을까
어쩌면, 가는 소리였을까
☞김형미
2000년 원광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그 해 ‘진주신문’과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됐다. 2003년 ‘문학사상’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제6회 불꽃문학상(2005), 한국문학예술상(2014), 서울문학상(2016), 2016서울문화대전, 목정청년예술상(2017), 아르코창작기금(2018), 제8회 천인갈채상(2019), 제2회 전국황토현시문학상(2022)을 받았다.
시집 ‘산 밖의 산으로 가는 길’(2010, 문학의전당), ‘오동꽃 피기 전’(2017, 시인동네),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2018, 푸른사상사)가 있고, 에세이집 ‘모악산’, ‘오늘 여길 오길 잘했다’ 등이 있다. 그림에세이 ‘누에 NU-e’와 그림소설 ‘불청객’도 펴냈다. ‘오동꽃 피기 전’과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는 교육우수도서로 선정됐다.
역사교육도서 ‘중고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정읍의 역사’, ‘향기공화국 정읍의 다섯 가지 향’도 출간했다. KBS전주방송총국 보도국 뉴스7(14K-시군 동서남북)에서 시사작가로 근무한 바 있으며, 보도 ‘수몰된다더니 32년째 하세월...광두소마을의 한탄’이 KBS방송공사 2020년 총결선에 오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