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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락원’book

육십이 넘어서 한 생각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5-11-05 13:36:22 조회수 42
  • 분류 문학
  • 저자 겨울부채(심재훈)
  • 브랜드 소락원
  • 발간일 2025-11-13
  • 페이지 200쪽
  • 정가 17,000원
  • ISBN 979-11-990488-4-3 (03810)

 

메릴랜드 고요한 숲길에서 부는 사색의 바람 

육십의 문턱을 넘어선다는 것은, 삶의 언어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젊은 날의 언어가 꿈과 열정, 성취의 어휘로 가득했다면, 이제는 고요와 성찰, 그리고 감사의 음절들이 더 자주 입술에 맴돌고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어쩌면 육십이 넘어서야 겨우 서두르지 않고도 놓치지 않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철학은 오래전부터 인간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그 자체로 존엄한 목적이라고 가르쳐 왔습니다. 종교 역시 인간 안에 깃든 불멸의 의미를 노래해 왔습니다. 그러나 삶을 오래 살아본 이에게는 그 가르침이 더 이상 추상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 건넨 미소 하나, 기억 속에 남은 따뜻한 손길, 지치고 힘든 이를 일으켜 준 작은 위로, 그 모든 순간이 인간의 소중한 가치를 드러내게 됩니다. 

인간의 가치는 생존에 남기는 거대한 업적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남는 온기입니다. 젊음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자신을 규정하지만, 육십 년의 시간을 지켜본 나의 세월은 지금의 나에게 물어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인간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둠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죽음이 있기에 삶은 더욱 투명해지고, 유한함이 있기에 매 순간은 찬란할 수 있습니다. 

육십이 넘어서 겨우 알아낸 생각으로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평화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내가 되고 싶습니다. 인생은 유한하지만, 그 유한함 속에서 영원을 어루만질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육십이 넘은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지켜주는 아내와 사위·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보잘것없는 글이 잘난 체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_저자의 서문 중에서

겨울부채(심재훈)

강릉 출생, 미국 메릴랜드 클락스버그 거주. 미주 한국일보 공모전 시 부문 당선(2019),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 수상(2020),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신인상 수상(2020), 재외동포청 동포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2023). 수필집 그냥》, 시집 그 저녁 무렵부터》, 소설집 스틱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