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따뜻하게 돌아보는 당신이 늘 행복하길”
그녀는 늘 웃고, 노래한다. 서울에서 출생했으나 1.4후퇴 시 피난처 청주에 부모님이 정착하시어 해마다 무심천 벚꽃비를 맞으며 자랐으니, 청주가 고향이란다. 2005년 ‘믿음의 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글 쓰기를 게을리하지 않고, 여러 동인지 활동을 했다. 음악교사 시절 제자들과 청주여고 후배들이 함께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노래하며 매주 시 한 편씩 쓰겠다는 다짐을 잘 지키고 있으니 그 또한 다행이라고 한다.
가슴에 노래와 시를 품고, 그렇게 행복하게 사는 김혜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첫 시집을 낸 지 엊그제인데 내 나이를 꼽는 이들, 나를 사랑하는 이들이 어서 나머지 기다리는 시도 세상에 내놓으라 권유하여 다시 주섬주섬 엮었다”는데, 첫 시집에서 보여 준 시간과 삶에 대한 애잔하고도 아름다운 마음을 한층 더 충일(充溢)하게 품어 내고 있다.
전작에 대해 유성호 한양대 교수(문학평론가)는 “김혜경의 시편들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통해 존재론적 자기 확인의 순간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서정시의 길을 가고 있다. 그녀의 시는 자신이 경험해 온 시간의 흐름을 기억 속에서 재구성하는 일종의 ‘시간예술’로서의 속성을 견고하게 갖춘 채, 오랜 상상의 화폭으로 자신만의 내면적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집에서도 그녀는 우리를 둘러싼 주변이나 외곽을 따뜻하게 돌아보면서 자기 기원에 대한 기억과 확인 과정을 정성스레 수행해 냈다. 시인은 “추운 겨울, 누군가 건네준 손난로처럼 아쉬운 대로 가슴 한끝 따듯해지는 한 구절, 어떤 이가 이 시집 속에서 만난다면 나는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움이 싹트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일/ 부둥켜안고 뒹굴다 그만 헤어지는 일/ 때로는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하는 일// 한 편의 시를 떠올리고/ 한 곡조의 노래를 흥얼거리다/ 꿈을 꾸며 잠이 드는 일// 쓰다 보니/ 내 생애에는 완성하지 못할 것 같다/ 다발적이고/ 연속적인 이 기적들”. 그녀의 시 ‘기적의 목록’ 중에서….
☞김혜경
1947년 서울 출생
청주여자고등학교, 청주교육대학교 졸업
초·중등 교사 역임
2005년 ‘믿음의 문학’으로 등단
‘빨강 목각새’ ‘숲속의 초록 물고기’ 등 동인지 활동
2023년 《어쩔 수 없는 시》 출간
청주 백합합창단 지휘자(2009년~현재)